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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 앞 삼일로가 시작되는 곳에는 직사각형으로 된 검은색 빌딩이 있는데, 바로 삼일빌딩입니다. 삼일빌딩은 1971년에 3·1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31층으로 완공된 건물입니다. 1985년 63빌딩이 들어서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였습니다. 당시 건물 맞은 편 길가에는 손가락으로 건물의 층수를 세어보는 사람들로 늘 북적였습니다. 삼일빌딩은 청계고가도로와 함께 1970년대 경제성장의 상징물이었습니다. 삼일빌딩은 건축가로 유명한 김중업이 설계했습니다. 그는 당시로는 생소했던 ‘curtain wall’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커튼월 공법이란 철골을 외벽으로 드러내고 철골 사이를 유리로 채우는 방식으로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일빌딩을 설계했던 김중업은 설계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1971년에 프랑스로 강제 출국 당했습니다. 와우아파트가 완공된 지 4개월 만에 붕괴하고 3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과 박정희정권의 개발정책을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정권 비판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김중업은 79년 박정희정권이 끝나고서야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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