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명 |
우물이란 음용수를 얻기 위해 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한 곳, 또는 시설을 뜻한다. 중구 지역에는 몇 개의 이름난 우물들이 있는데, 충무로 진고개의 ‘굴우물’이 가장 유명했다. 이 우물은 깊고 그 안에 굴이 있어 ‘굴정(窟井)’이라고도 불렀는데, 《지봉유설(芝峯類說)》의 저자 이수광(李睟光)의 아들인 동주(東州) 이민구(李敏求, 1589~1670)가 돌 밑에서 샘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이를 파서 만든 것이라 전해진다.
저동1가와 을지로2가에 걸쳐서는 ‘실우물’이 있었다. 깊지 않은 우물로 물줄기가 워낙 가늘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물이 고였기에 실우물 혹은 사정(絲井)이라 불렀으며, 동네 이름도 실우물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사정동(絲井洞)’이라 하였다.
남산동2가에는 ‘허정(許井)’으로 불린 우물이 있었는데, 조선 정조(正祖) 때 허씨(許氏) 성을 가진 관원이 그 곁에 살았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허정은 옛날 남산 위에 있던 국사당에 제사드릴 때 쓰던 우물로, 이곳에는 석인상(石人像, 능묘 앞에 세우는 피장자를 수호하는 상징물의 하나)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예장동에는 남산 정상의 국사당에서 제사 지낼 때 사용하던 ‘성재정(聖齋井)’이 있었고, 충무로3가·초동·을지로3가에 걸쳐 있는 초전(草廛)골에는 ‘후추우물’이 있었는데, 후추우물은 물맛이 맵고 톡 쏘는 것이 마치 후추를 탄 것 같아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한자로 ‘초정(椒井)’이라고도 불렀는데, 위장병에 특효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마셔왔으나 l906년 진고개를 8척 가량 낮추고 높이 5척이나 되는 방추형 수멍(논에 물을 대거나 빼기 위해 둑이나 방축에 밑으로 뚫어놓은 구멍)을 묻고 난 후로는 물빛이 흐려지고 맛도 보통 물처럼 변해 효능이 없어졌다고 한다.
을지로4가와 인현동2가에 걸쳐서는 우물 뚜껑을 넓은 판자로 씌워놓아 ‘널우물’이라 불렀던 우물이 있었고, 인현동2가와 을지로4가에 걸쳐서는 우물 속의 모양이 마치 돌절구 같다 하여 ‘독우물’이라 이름 붙여진 우물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초기만 하더라도 널우물은 젊은 사람이, 독우물은 나이든 사람들이 자주 이용했다. 특히 홀로 된 부인들은 밤중에 독우물 물을 길어가야 한다는 불문율이 정해져 있어서, 밤만 되면 독우물은 물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모여드는 과부들로 항상 북적였다 한다.
중림동 서북쪽에는 조선 선조 때 한림골에 살았던 이정암(李廷馣) 3형제가 한림 벼슬을 지낸 미담 때문에 ‘형제우물[兄弟井]’이라고 불렀던 우물이 있었다.
의주로2가의 개정동(蓋井洞)에는 ‘뚜께우물’이 있었는데, 헌 다리 앞 참터 근방에 있던 이 우물은 크고 깊을 뿐만 아니라 물이 많이 솟아서 늘 흘러내렸다고 한다. 뚜께우물은 평상시엔 뚜껑을 덮어두었다가, 사형을 집행하는 망나니가 사람을 죽일 때 뚜껑을 열고 칼을 씻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을지로6가에 위치한 훈련원 내에는 ‘복정(福井)’ 또는 ‘통정(桶井)’이라 부른 우물이 있었다. 《한경지략(漢京識略)》에 따르면 “이 우물은 물맛이 달고 차가우며, 겨울에는 덥고 여름에는 찬데 가물거나 장마거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아 서울에서는 제일 좋은 샘물이다. 이 샘물을 처음 발견할 때에, 큰 버드나무 뿌리 밑에 수맥이 있어서 그 뿌리를 깎아내고 우물을 만들었다. 마치 밑 없는 나무통을 묻은 것 같으므로 이름을 ‘통정’이라 하였다. 그 통만은 여태껏 우물 밑에서 썩지 않고 있으니 이것 역시 기이한 일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회현동2가에 있었던 ‘박우물[朴井]’은 우물이 깊지 않아 바가지로 물을 퍼 올릴 수 있어서 생긴 이름으로, 물이 맑고 차가워 약을 달이는 데에 좋았다고 전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