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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앞교차로와 회현사거리 사이의 소공로 좌우에 위치한 충무로1가(忠武路一街)는 조선시대 초기 한성부 남부 명례방(明禮坊)과 호현방(好賢坊)에 속했던 지역이다. 일제강점기 본정1정목(本町一丁目)으로 불리다가 1946년 일제식 동명을 우리말로 바꾸면서 충무로1가로 되었다.
충무로의 동명은 일제강점기 진고개 일대에 놓여있던 길을 본정통(本町通)이라 불렀던 것을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왜적을 물리치고 우리 국가와 민족을 구한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의 시호를 따라 충무로라 한 데서 비롯되었다.
충무로1가 52번지 일대, 현재 신세계백화점 자리는 일본영사관(日本領事館) 건물이 있던 곳이다. 일본영사관은 관훈동의 일본공사관 건물을 사용했으나 갑신정변 때 소실되어 용산으로 일시 옮겨다가 현 충무로1가와 회현동1가 사이에 있는 한옥을 임시로 빌려 일본영사관 청사로 사용하였다. 1893년 이후 일본공사관이 남산 기슭에 새로이 신축되자 공사관과 경복궁 사이 일직선이 되는 지점인 현 충무로1가 52번지 일대를 일본영사관 부지로 책정하고 이를 매입하여 벽돌과 목조 2층으로 된 청사를 신축하였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경성이사청(京城理事廳)이 설치되면서 이 건물을 사용하다가 1910년 한일병합 후에 경성부(京城府)청사로 되어 1926년에 태평로1가로 이전해갔다. 그 후에 이 건물은 헐리고 빈터가 되자 사람들은 이곳을 낙천지(樂天地)라고 부르며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빈터로 남아있던 이 자리는 1929년 9월 충무로의 삼월오복점(三月吳服店)이 불하(拂下)받아 1930년 10월 서구식 백화점 형태를 갖춘 미쓰코시백화점[三月百貨店]을 준공하였다. 당시로서는 종업원이 360여 명이 근무하는 한국과 만주지역을 통틀어 최고의 백화점으로 출발했다. 광복과 함께 적산(敵産, 광복 이후 미군정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이 설립한 기업·소유했던 부동산·반입했다가 가져가지 않은 동산 등을 총칭해서 사용한 말)으로 분류된 미쓰코시백화점은 동화백화점으로 상호를 변경하여 관리인은 미 군정청에서 임명하였다.
1954년 11월 29일 관재청(管財廳)에서 미군으로부터 이전 받은 후 동화백화점은 민간 경영으로 본격적인 발전을 해오다가 1962년 9월 동방생명으로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그 이듬해 삼성이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동화백화점도 흡수되어 신세계백화점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충무로1가 51번지에는 히라타백화점[平田百貨店]이 있었고, 17번지에는 중앙우체국이 있었다. 중앙우체국은 고딕식과 르네상스식이 혼합된 석조건축물로 외관이 매우 아름다웠는데, 6·25전쟁으로 파괴되었다. 이후 복구와 철거를 거듭하다가 현재 21번지 일대에 서울중앙우체국이 자리잡게 되었다.
충무로1가·회현동1가·남대문로3가 접경 지역에는 장흥고(長興庫)가 있어서, 예전부터 이 일대의 마을을 장동, 장흥곳골이라 했는데 《한경식략》에 보면 이곳에 심희수(沈喜壽)·박은(朴誾)·김광국(金光園) 등 많은 문인과 학자가 살았다고 한다.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장흥고 옆 일송(一松) 심희수의 고택 곁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는데 이 나무를 그의 아호를 따서 일송이라고 하였으며 나중에는 여기에 양연산방(養硏山房)이 세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상취헌(相翠軒) 박은의 고택에도 한 그루의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충무로1가에는 서울중앙우체국, 신세계백화점본점 및 신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제일지점, 우표박물관 등이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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