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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운기(帝王韻紀)》는 1287년(고려 충렬왕 13)에 이승휴(李承休, 1224~1300)가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를 칠언시로 기술한 상·하 2권 1책의 사서(史書)이다. 이승휴는 고려의 학자이자 문인으로 자는 휴휴(休休), 호는 동안거사(動安居士)이다. 서장관으로 원나라에 가서 문명(文名)을 떨쳤으며 돌아와 감찰대부, 사림승지(詞林承旨) 등의 벼슬을 지냈다.
이 책의 상권은 중국의 역사를 신화시대부터 3황5제, 하(夏)·은(殷)·주(周)의 3대와 진(秦)·한(漢) 등을 거쳐 원(元)에 이르기까지 칠언시 264구로 엮었다. 그리고 하권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2부로 나누어 ‘동국군왕개구연대(東國君王開國年代)’와 ‘이조군왕세계연대(李朝君王世系年代)’로 편찬하였는데, 지리기(地理記) 및 상고사(上古史)는 칠언시로 하고 고려시대의 것은 오언시로 엮어 편찬하였다.
《제왕운기》는 처음 출간된 이후 1360년(공민왕 9)과 1413년(태조 13)에 각각 중간되었다. 그중 목판본 2권 1책으로 보물 제895호로 지정된 이 책은 인쇄상태로 보아 여말선초에 출간된 것으로 보인다. 상권 제18장과 하권 제6장·제8장·제16장이 빠져 있어서 손으로 써넣었는데, 이는 보물 제418호로 지정된 곽영대 소장본(목판본, 상·하 2권 1책)과 동시에 인쇄된 것으로 보인다.
《제왕운기》는 이규보(李奎報)를 비롯해 당대에 새롭게 등장한 지식인들의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아울러 동시대 이규보의 《동명왕편(東明王篇)》《역대가(歷代歌)》 등과 함께 장가체의 설화적 가사로 국문학상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서지학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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