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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길은 서울특별시 중구 숭례문에서 시작하여 남대문시장 한복판을 가로질러 신세계백화점 본관과 신관 사이를 지나 회현사거리 교차로에서 끝나는 도로이다.
남대문시장길은 일단 남대문에서 동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길을 건너면 남대문시장 1게이트 표지가 세워진 길을 따라 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1983년 3월 서울시의 쇼핑센터 현대화 계획으로 남대문시장은 의류전문상가로 진화했다. 남대문시장이 의류전문상가가 되자 심야쇼핑이라는 새로운 진풍경이 생겼다. 지방에서 쇼핑객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몰려와서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쇼핑을 하고 사라진다. 그 시각 퇴계로의 시장 앞 구간은 전세버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공항에서 전세버스를 대절하여 몰려드는 중국·러시아·동유럽 보따리장수들까지 있을 정도이다.
남대문시장이 의류전문시장으로 알려지자 액세서리·가방·수예 등이 자연스레 생겨났고, 다시 혼수·그릇·꽃 등 생활용품·인테리어 품목들도 자리를 잡았다. 특히 등산장비 종목은 전국 등산장비 거래의 40%가 남대문시장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남대문시장길의 중간쯤에 교차로가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변한다. 북적거리는 시장통이 사라지고 빌딩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여기서부터 고급 패션타운이다. 의류·아동복·도자기·보석 등의 품목이 자리잡은 패션타운 한 블록을 지나면 도로가 넓어지고 정비된 신세계백화점이 나타난다. 도로 위로 백화점 본관과 신관 사이를 잇는 공중회랑이 두 건물 벽 사이로 뻗어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전신은 일본 미쓰이[三井] 재벌이 1906년 지금의 사보이호텔 자리에 설립한 미쓰코시[三越] 경성점이다. 1920년에서 1930년대까지 명동은 백화점 전성시대였다. 1921년 조지아, 1922년 미나카이[三中井], 1926년 히라타[平田]백화점이 개점하였다. 미쓰코시는 1930년 현 신세계백화점 자리로 옮겨서 옥상에 초호화 식당을 갖춘 대형 현대식 백화점을 열었다.
광복 후 미쓰코시는 동화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미군정청(軍政廳)에서 관리인을 임명하였는데, 당시의 소유 관계가 다소 불명확하다. 1950년대 이곳은 미군 PX로 쓰인 적도 있다. 1962년 9월 백화점 소유권이 (주)동방생명으로 이전되었고, 이듬해 삼성그룹이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백화점 이름은 삼성백화점이 된다. 1963년 12월 이름을 신세계백화점으로 바꾼 뒤 오늘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이 충무로 진고개 일대의 혼마치[本町] 쪽에서 서진(西進)해온 경우라면, 남대문시장은 반대로 숭례문 밖 칠패(七牌)지역에서 성문 안으로 동진(東進)해온 경우다. 반대쪽에서 온 두 거한이 서로 어깨를 맞댄 형국이다. 남대문시장의 원래 이름은 칠패시장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숭례문과 서소문공원 사이 칠패로(七牌路) 지역에 상인들이 모여들어 시장을 이뤘다. 도성 안 시전(市廛)상인들의 위세에 밀려 성 밖에 머물던 칠패 상인들은 18세기 크게 세를 불리면서 차츰 성 안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대동미를 출납하던 선혜청의 창고가 비좁게 되자 정조 때 이 지역에 별창(別倉)을 추가로 신축했는데, 먼저 지은 남쪽 창고를 남창(南倉), 후자를 북창(北倉)이라 불렀고, 이것이 그대로 동네 이름이 되었다. 대동미로 녹봉을 받은 관리들은 쌀로 생활용품을 구입하였으므로, 그 일대에 시장이 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후 일본에 패망하기 전까지 종로의 시전과 동대문의 배오개시장(梨峴市場), 그리고 남대문시장은 서울의 3대 시장으로서 전성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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