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명 |
이구영(李龜永, 1901~1974)은 중구 회현동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주로 활동한 영화인으로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배우·평론가를 겸했다.
상동공옥소학교를 졸업하고 배재고등보통학교에 진학한 그는 청소년 시절 ‘짜플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찰리 채플린의 흉내를 내는 등 활동사진 구경에 관심을 보였으며, 영화광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16~17세 때 그는 본격적으로 영화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일본에서 나오는 영화잡지를 모아 읽는 한편, 아예 영화관에 눌러 살다시피 하였다. 이후 영화수업을 위해 일본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던 그는 일본 대판매일신문(大阪每日新聞)에 기자로 입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구영의 뜻은 처음부터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었으므로 틈만 나면 극장과 촬영소를 드나드는 것이 주요 일과였다.
1923년 귀국하여 중외신문, 조선일보 등에 필명(筆名), 익명(匿名)으로 영화에 관계된 글을 기고하면서 우리나라 연극계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현철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조선의 영화계와 연극계에 일대 혁신을 이루기 위해 1924년 조선배우학교(朝鮮俳優學校)를 설립하는데, 이 학교는 우리나라 전문배우학교의 효시가 되었다. 현철은 연극과목을, 이구영은 영화를 전담하여 시나리오 작법·연기론·활동사진사 등 자신의 영화지식을 총동원하며 열정적으로 가르치며 후진을 양성했다. 학교는 학생들 중 제대로 등록금을 낸 사람이 없을 정도의 형편이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러한 와중에도 뒷날 좋은 연기자가 배출되었다. 이금룡, 복혜숙, 왕평, 김아부 등이 이때 배출된 제1기생이었다.
이 무렵 그에게 영화연출의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인 하야까와가 제작하여 흥행에 크게 성공한 〈춘향전〉에 고무되어 영화제작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당시 조선 영화계는 윤백남(尹白南) 인맥과 단성사 인맥의 양대 파벌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구영은 단성사 인맥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두 파벌이 충돌하면서 이구영이 기획하던 ‘심청전’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자, 그는 조선배우학교를 함께 설립했던 현철과 결별한다.
그리고 1925년 이필우(李弼雨) 등과 고려영화제작소를 설립하고, 〈쌍옥루(雙玉淚)〉를 영화화하기로 한다. 이구영은 이 작품의 연출을 맡아 감독과 영화대본 작가로 등장하여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게 된다. 〈쌍옥루〉는 전·후편 15권으로 영화사상 가장 규모가 큰 거작이었으며, 조선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구영은 그해 겨울, 단성사에 입사하여 영화선전 및 촬영부 일을 맡아 우리나라 극장 홍보를 체계화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또 1927년에는 김영환(金永換)과 금강키네마를 설립하였으며, 이후 대표적인 무성영화 〈낙화유수(落花流水)〉를 감독하는 등 이 시기 조선 영화계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다.
1924년에서 1954년까지 30년 동안 총 7편의 영화와 영화대본 16편을 내놓았으며, 주요작품으로는 〈쌍옥루〉, 〈낙화유수〉, 〈승방비곡(1930)〉, 〈아리랑 그 후의 이야기(1930)〉, 〈수일과 순애(1931)〉, 〈갈대꽃(1931)〉 등이 있고, 주요시나리오로는 〈춘향전(1935)〉, 〈3·1 혁명기(1947)〉, 〈아름다웠던 서울(1950)〉, 〈성불사(1952)〉, 〈영광의 길(1953)〉, 〈고향의 노래(1954)〉 등이 있다.
|
